결선오른 김문수·한동훈 온도차
한덕수, 내달 2일 출마선언 유력
이낙연 "尹과 관계단절" 내걸어
이준석 "합류 안한다" 입장발표
국민의힘 3차 대선 후보 경선에 김문수·한동훈(가나다순) 후보가 진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5월 1일 사퇴 후 2일 출마 선언이 유력하다. 6·3 조기대선이 다가오면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맞서기 위한 '반명(반이재명) 빅텐트'에 대한 관심도 증폭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현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대선 후보로 한 명이 결정되면 더 큰 집을 짓기 위해 단일화 경선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그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고 큰 집을 지으면 선거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대철 헌정회장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 '향후 결정될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당 최종 후보와 한 대행,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등 범보수 진영을 포함해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 범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까지 힘을 합쳐 이 후보의 당선을 막아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빅텐트를 현실화하는 데 남은 시간은 일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11일까지다.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이 기간 진영을 막론하고 민주당을 제외한 채 치열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타협이 여의치 않을 경우 투표 용지가 인쇄되는 다음 달 25일 전까지도 현실적으로는 가능하다. 단일화가 이루어져서 후보를 사퇴하면 투표용지에 인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제로 빅텐트가 꾸려질지 여부다. 일단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장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온도차가 느껴진다. 우선 김 후보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그 방식으로 2002년 대선 당시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노무현·정몽준'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 반면 한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 중인 와중에 한 대행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그의 출마를 상수로 보지만 자신이 단일 후보가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향후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선 후보는 당무 우선권을 갖는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최종 선출되느냐에 따라서 단일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도, 난항을 겪을 수도 있는 셈이다. 한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경우 한 대행으로서는 출마에 비교적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과의 후보 단일화 외에도 이 상임고문, 이준석 후보와의 연대 역시 주요 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상임고문은 일단 반명 빅텐트 참여 가능성은 열어놨지만 "아무나 무턱대고 손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상임고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이 최우선 요건이다. 이 측면에서는 한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게 빅텐트를 만드는 데 더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밖에 이 상임고문이 제시한 '위기극복, 정치개혁, 사회통합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나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8년 총선과 대선 동시 실시하는 개헌'은 이미 의사가 일치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 측 이동훈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은 전날인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빅텐트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같은 날 서울외신기자클럽간담회에서 "이재명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여의도 정치꾼들의 이야기지 대한민국 국민이 감동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뜻이 안 맞는 사람과는 아무리 좋은 황금텐트라도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빅텐트가 아니라 스몰텐트라도 함께 하겠다"고 해 가능성을 완전히 봉쇄하지는 않았다.
윤선영 기자(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