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 2라운드 팽팽한 기싸움
洪 "韓은 계엄 해제 숟가락만 얹어"…韓 "당게 논란, 익명글 확인 필요없어"
공수(攻守)가 전환된 홍준표-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2라운드' 토론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홍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책임, 당원게시판 논란,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 등을 끌어내며 한 후보를 흔들었다. 한 후보도 방어 태세를 갖추며 공세를 펼쳐나갔다.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홍 후보와 한 후보의 국민의힘 2차 경선 맞수토론'이 진행된 가운데 오후 5시 30분부터는 홍 후보가 주도권을 잡는 토론이 시작됐다. 앞서 오후 4시부터 진행된 토론에선 한 후보가 주도권을 쥐었다.
◆'尹 배신자' 프레임…洪 "계엄 책임 韓도 있어"
홍 후보는 사전 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여 년을 키운 사람인데 왜 배신했느냐"라고 질문하며 '배신자 프레임'을 전면에 꺼내들었다. 한 후보는 "계엄을 막아야만 했다. 그래야 보수가 살고 대한민국이 살았다"며 "배신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저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그리고 보수에 대한 소신이었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부적절한 처신'을 짚으며 12·3 비상계엄의 원인이 있다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첫 번째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 두 번째는 민주당의 의회 폭거, 세 번째 한동훈 당 대표의 부적절한 처신"라며 "자꾸 자기가 계엄을 막았다 막았다 했는데 계엄 막은 것은 야당이다"고 했다.
이어 "한 후보는 숟가락만 얹었다"며 "도대체 당 대표가 계엄 선포 사실을 몰랐다는 게 그게 말이 되느냐"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한 후보는 "민주당 단독으로 계엄이 해제됐다면 2차 계엄 등 가능성도 높았을 것"이라며 "저의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김건희 여사 문제와 명태균 문제, 의료계 보수 문제, R&D 문제, 김경수 사면 복권 문제 등을 바로잡기 위해 한 것"이라며 "이게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면 홍 후보가 잘못보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아바타', '코박홍' 등 민감한 표현이 오가며 공세 수위가 높아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밖에서 한 후보는 '윤석열의 아바타' 라고 얘기한다"며 "하지만 한 사람은 의리의 사나이, 한 사람은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있다"며 배신자 프레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님을 '코박홍'이라고 부르는 건 알고 있느냐"코를 박을 정도로 90도로 아부했다는 걸로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홍 후보님 같은 분 때문에 결국 이런 (비상계엄 등)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맞받았다.
◆당원게시판 논란에…韓 "익명글 확인할 필요 없다"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서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홍 후보는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에 대한 원색적 비난글이 게재됐다. 한 후보 가족이 범인인가 아닌가, 그 대답을 하라"고 물었고, 한 후보는 "익명 보장돼서 게시판에 쓴 글에 대해서는 확인할 필요가 없다"며 입을 닫았다.
홍 후보는 "빠져나가지 말라. 비난글을 쓴 게 한 후보의 가족인가 아닌가. 아니면 아니라고 하라"고 몰아세웠으나, 한 후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말 안하는 것을 보니까 가족이 맞는 모양"이라며 "그 간단한 것을 왜 말 못하느냐"라고 공격했다. 한 후보는 "우리는 민주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당원게시판은 익명이 보장돼 자유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넥타이를 선물받은 일 등을 언급하며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에게 형수라고 하면서 형수한테 못된 짓 하는 것은 이재명과 똑같다"며 "비밀번호 있는 아이폰을 공개하지 않을 것도 결국 결국 김건희 여사와 카톡 주고 받은 것 때문에 공개 안 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는 누가 넥타이 주면 그 사람이 잘못한 것 그냥 따라가느냐. 넥타이 받으면 계엄 옹호하느냐. 너무 단순한 것 아니냐"라고 되받아쳤다.
◆이준석 단일화, 洪 "같이 가지 않을 수 없어" 韓 "지금 언급 도움 안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두고서도 입장 차를 보였다. 한 후보는 "지금은 국민의힘 경선에 집중할 때"라면서 "국민의힘 색깔을 가지지 않은 사람과도 연합해야 하지만, 지금 이 단계에서 얘기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반면 홍 후보는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찬성했다. 홍 후보는 "이준석은 우리 당에 있었던 사람이면서 윤석열 정권에서 억울하게 쫓겨난 사람"이라며 "젊은 정치인, 우리 당원 중에서 이준석이 싸가지가 없다고 싫어하는 사람 많다. 본선에 들어가면 (이 후보와) 같이 가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홍 후보는 "매일매일 국정 상황을 출근하면서 기자들한테 브리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국정 브리핑을 1년에 4번 정도 기자들 전부 초청해서 프리토킹 형식으로 분기별로 한 명씩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은 잦은 빈도로 국민과 언론을 만나야 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도어스테핑을) 하겠다"라며 "소통이 없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지금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성적 고려가 필요할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