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쓴 분은 소품응로 활용하고 있다고, 아무 아 노벨이냐 하고 무작정 달려가서 사재꼈다가 실망한 사람 수도 없이 많을 듯.
읽은 글 수가 워낙 짧아서 여전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 작자의 내면 정도는 기본적으로 캐낼 수 있을 자신이 있을 정도 아니면 안 읽는 게 나을 듯.
여튼 내가 읽은 아주 짧은 쪽으로만 본다면, 좌우 이런 건 모르겠고, 한 30~40세의 다소 페미니즘에 젖어있으면 좋을 법한! 남자에게는 여엉 아닐 듯.
위 시에서, 난 전혀 다른 느낌 들던데. 아~ 어처구니 없어! 뭐, 여자라면 응당 느낄 수 있을 법한 감정이라고는 생각함.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한강 / 시인, 소설가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그냥 대충 들려오는 평대로, 정말 평이하다. 이렇게 아무 것도 없을까 싶을 정도로.
뭐가 지나간 건지는 참 알기 어렵다. 내 추측으로는 일종의 '영혼' 아닐까 싶음.
죽은 누군가라도 생각났던 걸까?
이 짧고 단순하고 평이한 삶의 소박한 소재에서 이 시를 읽는 누군가는 많은 생각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새벽에 들은 노래 3
한강 / 시인, 소설가
나는 지금
피지 않아도 좋은 꽃봉오리거나
이미 꽃잎 진
꽃대궁
이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누군가는
목을 매달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제 이름을 잊었다 한다
그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새벽은
푸르고
희끗한 나무들은
속까지 얼진 않았다
고개를 들고 나는
찬 불덩이 같은 해가
하늘을 다 긋고 지나갈 때까지
두 눈이 채 씻기지 않았다
다시
견디기 힘든
달이 뜬다
다시
아문 데가
벌어진다
이렇게 한 계절
더 피 흘려도 좋다
꽃봉오리 : 가슴 / 꽃대궁 : 여성 하부 / 목을~ : 죽음, 잊힘 / 새벽~ : 어둠 속 따뜻함 생명 온기 / 나머지 : 성적 묘사들
오으 막 소름돋는다 언제 까지나 내 해석이지만. 다 읽는 누군가는 통틀 녘 달무리가 질흙 같이 질것다